폭포처럼 쏟아지는 수직의 물줄기 아래서, 내 안의 이름 없는 서술자는 언제나 그렇듯 끈질긴 고해를 시작했다. 그것을 작가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통제할 수 없는 의식의 범람이라 불러야 할지 나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찰나의 순간만큼은 우주의 비밀을 품은 듯한 눈부신 계시의 파편들이 내 의식의 수면 위로 무수히 튀어 올랐다는 사실이다.얄궂게도 우주의 유효 범위는 명확했다. 사방을 가로막은 차가운 경계, 그 견고한 벽이 내 세계가 팽창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선이었다. 그조차도 현실이라는 비정한 냉기가 침입하는 찰나를 견디지는 못했다. 사유를 지탱하던 온기가 식어감에 따라, 찬란했던 별들이 수증기와 함께 흩어져 버리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소멸의 수순이었다. 소멸의 여로 속에서 간신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