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회사가 진짜 원하는 개발자는 따로 있다
K-DT AI INSIGHT DAY 현직자 강연 후기 — 코드 실력보다 중요한 것들
고용노동부와 메인비즈협회가 주최한 K-디지털트레이닝(벤처유형) 지원행사 'AI INSIGHT DAY' 에 참석했다.
- 일시: 2026년 5월 6일(수) 10:30 ~ 13:00
- 장소: 디캠프 선릉
- 프로그램: 현직자 AI 관련 직무 토크 & Q&A → 이후 2026 국제인공지능대전 전시 관람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VC까지 다양한 현장을 경험한 현직 CTO의 강연으로, 실무에서 AI를 어떻게 다루는지, 회사가 어떤 개발자를 원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업 개발의 3가지 축
현업 IT를 이해하려면 세 가지 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첫째, 운영체제(OS) 우리가 만드는 모든 소프트웨어는 결국 어떤 운영체제 위에서 돌아가는 응용 프로그램이다.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어떤 환경 위에서 만드느냐가 먼저다.
둘째, 웹 vs 앱 현업의 60~70%는 웹 또는 앱 개발이다. 둘의 구분은 단순하다. 설치가 없으면 웹, 카메라·위치·자이로센서 등 디바이스 퍼미션이 필요하면 앱이다. 방향을 잡기 전에 이 구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셋째, 협업 태도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문서화 습관, Git 활용, 코드 리뷰 문화. 이것이 개발 실력만큼이나 현업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다.
기업 규모에 따라 AI 활용 방식이 다르다
같은 AI 툴을 쓰더라도 회사 규모에 따라 목적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 구분 | 스타트업 / 소규모 | 중견 / 대기업 |
| 목적 | 생산성 극대화 | 보안 및 규정 준수 |
| 핵심 가치 | 장기 지속 가능성, 확장성 | 신속 대응, 안정성 |
대기업이 AI에 신중한 이유는 분명하다. B2B 규모의 납품 계약에서 AI 생성 코드의 오류 하나가 엄청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스타트업은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생산성이 생존과 직결되므로 훨씬 적극적이다.
신약 개발사나 보안 솔루션 업체처럼 코드 자체가 자산인 회사들은 외부 AI에 내부 로직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자체 내부 모델을 파인튜닝해서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회사가 원하는 개발자 — AI 시대 5가지 핵심 역량
① Code Explanation — 코드를 읽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코드를 잘 짜는 것과 코드를 잘 설명하는 것은 다르다. 현업에서 진짜 필요한 건 후자다.
- 왜 이 방식을 선택했는지 의사결정 근거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팀원에게 지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 내가 만든 코드가 나중에도 유지보수되도록 작성해야 한다
AI가 만들어준 코드도 예외가 아니다. "왜 이렇게 짰어?"라고 AI에게 반문하고, 내 언어로 설명할 수 없으면 그 코드는 내 코드가 아니다.
② System Design / Architecture / OS 이해
시스템 디자인, 운영체제 기초, 인프라 지식. 개발만 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영역인데, 현업에서는 이 배경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크게 난다.
③ 좋은 라이브러리와 SDK를 찾고, 제대로 쓰는 능력
다른 사람이 잘 만들어놓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와 SDK를 활용하는 게 소프트웨어 발전의 핵심이다. 무작정 가져다 쓰는 게 아니라, 사용자 수·업데이트 빈도·라이선스·안정성을 따져 선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④ 트러블슈팅 경험
- Root Cause를 찾아내는 통찰력
- 체계적인 디버깅 프로세스
- 재발 방지를 위한 코드 개선 경험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이런 기능을 만들었어요"로 끝내지 말고, "이런 문제가 있었고, 이렇게 해결했습니다"까지 가야 한다.
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능력
AI를 쓰는 방식 자체도 역량이 됐다.
좋은 프롬프트 구조: 상황 설명 + 역할 지정 + "너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형태
AI가 내놓은 결과를 그대로 쓰지 않는다. 뼈대로만 쓰고, 비즈니스 로직의 특이사항과 엣지 케이스를 직접 반영해 후처리하는 과정이 필수다.
SW 개발은 조별과제다 — AI 시대의 협업 원칙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한 마디다.
"AI 툴에만 의존하는 코드는 협업을 망친다. AI 툴을 사용하지 않는 개발자는 생산성을 망친다."
이 두 문장 사이 어딘가에 정답이 있다.
AI가 만들어낸 코드는 팀의 코딩 컨벤션을 모른다. 프로젝트의 아키텍처 결정 배경도 모른다.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실제로 겪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컨벤션을 문서화하고 룰을 걸어놔도, AI는 프로젝트가 길어질수록 그 규칙을 벗어난 코드를 낸다. 결국 그걸 잡아내는 사람이고, 판단 기준 또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다. AI를 잘 쓰는 것과 AI가 낸 결과를 검증하는 것은 다른 역량이다.
AI는 도구다. 뼈대를 잡는 데는 유용하지만, 비즈니스 로직과 팀 규약에 맞게 다듬는 건 사람의 몫이다.



2026 국제인공지능대전 전시 관람
강연이 끝난 후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9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6) 전시를 관람했다. 5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진행된 이 행사는 18개국 330개 기업·기관이 562개 부스를 운영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단일 AI 전시회다. 한국인공지능협회, 서울메쎄, 인공지능신문이 공동 주최하며 2018년 첫 회 이후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현장을 돌아다니며 든 생각들
AI에 관심 갖는 회사의 스펙트럼 지나다니면서 사람들의 명찰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정말 다양한 규모와 업종의 사람들이 시간을 내 전시장을 찾아왔다. AI가 더 이상 IT 업계만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걸 명찰들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미 시작한 학생들 전시를 둘러보다 SW마이스터고관도 둘러보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팀을 꾸려 직접 부스까지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멋있으면서도 부러웠다.
협업툴에 AI를 얹은 서비스들 메신저와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결합한 협업툴에 AI를 통합한 서비스들이 꽤 많이 보였다. 이전 직장에서 Flow를 실제로 써봤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 카테고리 부스들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갔다. AI 발전 이후 이런 기능을 가진 서비스들이 이렇게 많이 생겨났구나 싶었다. 몇 년 사이의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Taiwan Pavilion 한켠에는 TAITRA(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 주관의 Taiwan Pavilion이 넓은 구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From Chip to Application"을 테마로 16개 기업이 참가해 칩셋부터 엣지 AI 서버·클라우드·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까지 전시했다. AI 하드웨어 인프라 면에서 타이완은 이미 글로벌 최상위권이라는데 직접 보니 그 산업 기반의 두께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피지컬 AI — 신기함과 궁금함 사이 로봇 시연 구역은 발길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었다. 직접 움직이는 걸 보니 신기하긴 했는데, 동시에 이게 실제 일상이나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쓰일지가 궁금해졌다.
산업 현장과 AI — 인명 안전을 위한 기술 산업 현장 관련 부스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정부 기관도 전시에 직접 참여할 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크다는 걸 느꼈고, AI가 산업 현장의 인명 재해를 예방하는 데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기술이 거창한 미래보다 지금 당장의 안전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PLAUD의 굿즈 — 뜻밖의 마케팅 인사이트 AI 기술과는 별개로, 전시장을 돌다 보니 유독 눈에 띄는 게 있었다. 크고 심플한 검정색 타포린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는데, 알고 보니 PLAUD라는 기업 부스에서 나눠주는 이벤트 굿즈였다. "우리도 저기 찾아가보자" 하고 부스를 방문했더니, 그 가방 때문에 찾아온 사람이 많다고 했다. 작은 아이템 하나가 사람을 부스로 이끈다. 전시 행사에서 굿즈 하나도 마케팅이 된다는 걸 직접 목격한 순간이었다.
마치며
하루 동안 강연과 전시를 연달아 경험하고 나니,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AI 생태계의 실제 온도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전시장에서 눈으로 볼 수 있었고, 또 전시장에서 본 것들로 강연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AI는 이미 특정 업계나 직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고등학생도, 타이완 기업도 모두 같은 자리에 있었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살아남는 건 도구를 잘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도구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이 글은 현직자 강연 청취 및 전시 관람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특정 발언의 정확한 인용이 아닌, 인상 깊었던 개념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